인도네시아로 촬영을 가면서 챵이 공항 안에 있는 내부를 구경하다가 나도

모르게 뭉클했던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 있었다.

바로 공항 안에 있었던 작은 갤러리였다.

아담한 사이즈에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은 곳으로 사진 그 자체로만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공간이었다.

사진 한장 한장 감상할 때마다 더더욱 놀란 것은 더 이상의 어떤 물음표가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그저 우리 일상생활의 시간을 빠른 속도로 잡아넣은 듯한 묘하게 나를 빠져들게 했던 공간이었다.

물론 작품도 훌륭했지만, 그 작은 공간이 주는 매력이 나를 하염없이 빠져들게 만들었다.

미술작품은 전시회장이나 어떤 문화갤러리에서 충분히 우리 일상생활에 와 있지만

사진은 그리 쉽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적은 거 같다.

그 점이 내가 사진을 시작하면서 몸소 체험한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굳이 내가 어떤 전시물들을 찾아가지 않아도 우연히 이런 작은 갤러리들을 만나게 되면 여행지에서

맛보는 행운 중에서 최고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한참을 전시된 사진을 바라보다가 [내 작품을 이곳에 전시할 방법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전시장이 바로 이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특정한 장소가 아닌 여러 사람들이 바라보고 즐길 수 있는 가볍지만 의미 있는 장소...

바로 이곳이 최고의 장소였던 것이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의미만 100% 전달된다면 당장 이곳의 관리자를 쫒아가고 싶었지만 워낙에 낯선 장소이고,

나 역시 한사람의 여행자이자 관람객이기 때문에 스스로 충동을 자제해야 했다.

기념으로 몇 장의 사진으로 남겨뒀는데 그 사진을 볼 때마다 [언젠가는 저곳에 내 사진을 걸어놔야지.]라고

다짐을 한다.

수중사진의 특징을 다만 몇 장의 사진만으로도 바다 속의 충분히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곳에 내 사진들을 걸 수만 있다면 여행자들의 최고의 휴식처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있다.

요즘에 길을 걷거나 어떤 특정한 장소에 가계되면 항상 비어있는 벽을 바라보게 된다.

머릿속에 액자가 하나 그려지고 그 액자를 통해 내 사진들이 수없이 담겨졌다, 사라졌다
계속 반복한다.

착시현상같이 수십 개의 사진이 지나가면 다시 늘어나는 액자 한개…….

그리고

사진들…….

그렇게 오랜 시간 한곳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현실과의 이탈을 하게 된다.

내가 꿈꾸는 사진들은 어떤 형식에 매여 있지 않은 자유 그 자체다.

굳이 네모난 액자 안에 어떤 틀을 담기보다는 그때의 내 감정과, 내 시선을 담는 바로 그 순간의 시간이 담겨져 있는 나만의 작품이다.

왜, 액자모양과 크기가 같아야 하는지.

왜, 네모난 틀 안에 사진을 가둬놓고 다시 직선으로 사진을 줄 세워야 하는지…….

할 수만 있다면 여러 가지 사진들의 크기, 모양, 위아래 할 것 없이 내 자유대로 마치
바다 속에 들어간 듯한 기분으로 전시하고 싶다.

그렇게 되려면 아무래도 지금 현실의 나는 너무도 낮은 곳에 있을 듯하다.

하긴...

꿈이야 내 맘이니깐 말이다..^^
 

작지만 어느 정도 내 생각과 가장 잘 맞는 장소이다.

휴식 같은 공간이면서도, 충분히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

연령대와 시간대가 필요 없는 장소…….

어렵게 느껴지던 갤러리가 아닌 편안하면서 즐길 수 있는 장소…….

내가 챵이 공항에서 갤러리 공간을 만난 행운처럼 분명히 이곳 전시장에서 나와 같은 행운을 얻은 사람도 있으리라 믿는다.

이제 다시 목표가 생겨서 내 가슴은 벅차오른다.

챵이 공항 안에 갤러리...

여행자들의 잠깐의 휴식처인 그곳...

오가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그곳..

언젠가는 꼭 그곳에 내 작품들을 전시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